
인간은 태어나면서부터 서로를 미워한다.
- 순자
인간의 마음속에는 타인의 행복을 질투하는 감정, 즉 '르상티망(ressentiment)'이 깔려 있다.
- 니체(Nietzsche)
{1장} "나는 인간 알레르기일까? - 어제까지는 좋았는데 오늘은 싫어지는 이유
알레르기란 일반적으로 '과도한 면역 반응'이라고 정의한다. 즉 굳이 제거할 필요가 없는 것까지 이물질로 인식해서 공격하는 현상이 바로 그것이다.
인간관계는 상호적인 것이다. 내가 누군가를 외면하면 그도 어느새 그 마음을 알아채고 나를 외면하고 만다.
부정적인 감정을 표출하는 방식은 크게 두 가지가 있다.
1)자신의 불쾌한 기분을 주변 사람들에게 퍼붓는 유형
2)속으로 삭이며 자기만의 세계에 틀어박히려는 유형
인간 알레르기인 사람은 자존심이 세고, 경계심이 강해서 자신의 약점을 내보이지 못한다. 그래서 고민이나 강한 분노를 마음속에 쌓아두었다가 어느 날 갑자기 폭발해버리고 만다.
평소 충분히 공감해주는 부모 밑에서 자란 아이는, 부모의 보살핌이 설령 부족하더라도 무한한 애정을 느끼면서 클 수 있다.
자신을 누구보다 더 잘 이해해주고 여차하면 도움을 줄 수 있는 사람이 옆에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이처럼 마음을 헤아려주고 공감해주는 가정환경 속에서 성장한 아이는 타인과도 쉽게 공감할 수 있다.
① 사회 불안 장애
과거에는 대인 공포증이나 대인 긴장증이라고 부르던 것들이 대부분 여기에 해당함. 사람이 많은 곳에 가거나 사람들 앞에 나서서 이야기하는 것에 강한 불안을 느낀다. 주변 사람들의 눈치를 많이 보고, 누군가를 정면으로 보는 게 두려워 시선을 잘 맞추지 못한다. 이런 증상의 뿌리에는 인간에 대한 과도한 공포감이 자리 잡고 있음.
② 적응 장애
학교나 회사 등 환경에 쉽게 적응하지 못하고, 스트레스 때문에 우울증이나 불안이 심해지는 상태를 말한다. 환경에서 받는 스트레스나 환경과 본인 사이의 불협화음이 원인.
③ 인격 장애
행동과 감정, 인지의 편향으로 생활뿐만 아니라 대인 관계에서도 어려움을 겪는 상태를 말한다.
타인과 교류하는 데 기쁨이나 흥미를 느끼지 못하고 고독을 좋아하는 분열성 인격 장애, 상처받지 않기 위해서 친밀한 관계를 거부하는 회피성 인격 장애, 가까운 사람조차 믿지 못하고 시기심이 강한 망상성 인격 장애, 자기 부정이 심하고 자신은 어차피 버림받을 거라는 잘못된 확신에 빠져 상대에게 매달리거나 공격하는 경계성 인격 장애. 이와 반대로 지나친 과시욕에 사로 잡혀 타인을 깔보는 자기애성 인격 장애. 이런 모든 인격 장애의 공통점은 인간 알레르기이다.
④ 기분 변조증
늘 부정적인 감정과 사고방식에 사로잡혀 불만이나 신체 이상을 호소한다. 가벼운 우울증이 1년 반 이상을 차지하는 유형이다.
⑤ 강박성 장애
특히 불결 공포에 시달리는 유형은 타인이 만졌을 법한 문손 잡이나 난간을 잡는 데 강한 저항감을 느낀다. 의자나 좌변기에 앉는 것도 더럽다고 생각해 외출했다가 돌아오면 옷을 전부 갈 아입지 않고는 못 배긴다. 실제로 이 경우, 결벽증과 함께 대인 긴장 증상이 심해서 타인과 편하게 어울리지 못하는 것이 보통이다.
⑥ 신체 추형 장애
자신의 얼굴이나 몸이 추하다고 믿는 것으로, 마음속의 자기 모습이 부정적으로 왜곡되어 있다.
{2장} "왜 사람이 사람을 믿지 못하는가?"- 인간 알레르기의 역사
회피형 인간은 좀처럼 친밀한 관계를 갖지 못한다. 가령 가정 을 꾸린다 해도 왠지 모르게 불성실한 태도를 취하고 만다.
불안형 인간은 자신이 버림받지나 않을까, 거부당하 지나 않을까 하는 불안에 시달린다. 그래서 지나치게 상대의 애정이나 인정을 바란다.
불안형의 다른 이름인 양가형의 '양가 (ambivalence)'란 상대방에게 과도하게 의존하는 한편, 상대방의 사소한 잘못에도 화를 내는 상반되는 경향이 공존하는 것을 가리킨다.
혐오감은 후천적으로 학습될 뿐만 아니라 말이나 생각을 통해 마치 '전염'되듯이 이차적으로도 학습된다. 자신은 나쁜 경험을 한 적이 없는데도 주변 사람이 강한 혐오감을 드러내는 것을 보면 저도 모르게 혐오 반응이 일어난다.
늘 누군가의 험담이나 부정적인 평가를 듣다 보면 자신한테는 아무런 해를 끼치지 않은 상대에게도 강한 거부 반응을 보인다.
{3장} "나는 왜 너를 싫어하게 됐을까?"- 인간 알레르기의 메커니즘
1) 마음의 면역체계
이물질을 기억하고 제거하는 시스템
면역은 이물질을 제거하는 시스템이자 동시에 하나의 기억 시스템이다. 과거에 침입했던 이물질을 영원히 기억해 다시 같은 이 물질이 침입하면 즉시 그것을 식별하여 파괴, 제거한다.
알레르기는 이런 면역 반응이 과도하게 생기는 상태이다. 없앨 필요가 없는데도 이물질로 인식해버리고 나서 철저하게 공격을 가하고 제거하려 하는 것이다.
수면과 꿈도 역시 마음의 정화 시스템으로 기능한다.
믿어서는 안될 상대와 친해지거나 위험한 상대에게 호의를 베풀어서 엄청난 손해를 입고 인생을 헛되이 보내는 사례는 너무나 많다.
2) 저 사람은 왜 '이물질'이 되어버린 걸까?
이물질의 판정 기준
나에게 해가 되는 사람인가?
마음을 공유할 수 있는가?
“주변 사람들과 함께 뭔가 이야기할 때 자신에게 흥미 없는 화제가 나오면 외면하는 사람도 이물질 취급을 받기 쉽다.”
거부반응이 꼭 나쁜 것일까?
'자신이 아닌 것=이물질'을 제거하는 반응은 내가 나이기 위해 필요한 측면도 있다.
3) 인간 알레르기의 방파제
사소한 문제는 그냥 넘어간다
오랜 세월 동안 공존하는 법을 터득 했기 때문에 작은 불만은 문제가 되지 않는다. 차이를 인정하면서 그것을 극복한 결과 상대방을 받아들일 수 있는 것이다.
아이에게 동일시를 해야 하는 시기에는 몰입하지만, 그럴 필요가 없어지면 아이 본인의 주체성을 존중하고 독 립된 인격체로 받아들인다. 자신과 다른 생각과 성격을 드러내도 관용을 유지하며 언제까지나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준다.
4) 인간 알레르기의 전염성
가끔 볼 땐 좋았는데 자꾸 보니 별로네
나쁜 감정의 연쇄반응
(1) 거부감의 확산
(2) 도미노 현상 - 나쁜 감정의 연쇄반응
(3) 확대 재생산 - 비슷한 점으로 연결고리 생성하여 다른 사람에게도 투사.
(4) 변질 - 전혀 상관없는 다른 대상에도 나쁜 감정이 변질되어 적용.
5) 발달 장애와 인간 알레르기
인간 알레르기를 타고난 사람들
{4장} "아무래도 싫은데 어쩌라고!"
인간 알레르기와 애착 시스템
안정된 자아 가 발달하기 위해서는 유아기에 어머니가 아이의 욕구에 최우선 으로 공감해주고 반응해주는 일이 꼭 필요하다.
애착은 젖을 주는 기능이 아니라 부드러운 신체적 접촉을 통해 형성된다는 사실을 확실히 알게 된 것이다.
뾰족한 바늘의 어미 원숭이 인형 밑에 서 자란 새끼 원숭이는 정상적으로 자라지 못했지만, 천으로 된 어미 원숭이 인형 밑에서 자란 새끼 원숭이도 분명히 이상 증세 를 보였다.
불안형 애착성향
"그 동료한테 인정받고 싶다거나 친해지고 싶다는 생각을 하지 마세요"
통제형 애착 성향
희생정신으로 위장하다.
지배욕.
너무나 위생적으로 어린 시절부터 지나치게 보호받으 며 자라면 무해한 이물질에 대해서도 과민하게 반응하게 된다.
무엇을 하든 무의미하다면 무엇을 해도 좋은 게 아닐까? - 서머싯 몸
{5장} "나는 나를 조종할 수 있다!"
이유를 아는 순간, 인간관계의 봉인이 풀린다
1) 이물감을 줄이는 방법
분해하고 소화한다!
정신적인 소화 능력이 미숙한 시기에는 타인의 말과 행동이 그대로 마음속 깊이까지 들어가 알레르기 반응을 피할 수가 없다. 하지만 분석하고 이해하는 능력이 높아지면 말과 행동을 분해하여 해독한 이후 소화하기 때문에 영양분으로 받아들일 수도 있다.
인간의 마음은 자연 면역처럼 자기 회복 장치를 갖고 있다. 마음에 의한 분해• 소화의 첫 단계는 수면과 꿈이다.
감정을 표현하고 말함으로써 분해 • 소화의 과정을 진행하는 것이다. 이것들은 놀라우리만치 강력한 회복 수단이다.
첫 번째 단계는 감정과 기분을 모조리 털어내는 것이다. 울고 화내고 억울해하다가 항의하고 한탄하는 것이다.
두 번째 단계는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 말하는 것이다. 부조리 하고 이해할 수 없는 일을 다른 사람에게 말하고, 그 체험을 일부라도 공유해야 한다.
세 번째 단계는 괴로운 체험과 그로 인해 생긴 마음의 상처에 새로운 의미를 부여하는 것이다. 상처를 입힌 존재나 그 행위를 제대로 해석하는 것도 그중 하나다. '나한테 도대체 무슨 일이 일어난 것인가'를 정확하게 이해하는 건 그 경험의 여파가 파괴적으로 작용하는 것을 방지한다.
II 알레르기 억제 시스템 강화법
내가 믿고 나를 믿어주는 사람의 존재
내가 믿는 사람, 나를 믿어주는 사람의 존재는 그 사람 의 삶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 그런 사람과의 애착 관계가 돈독 해질수록 인간 알레르기는 가라앉는다.
먼저 해야 할 일은 지지자에게 협조를 구하는 것이다. 이것이 안정된 애착 관계를 만드는 첫걸음이다.
안전 기지를 확보하면 애착 관계는 좋아진다. 그 결과 인간 알레르기를 억제하는 장치가 활성화되고, 지금까지 사소한 것에 대해서도 이물감을 느꼈던 증세도 완화되어 관용을 회복하기 시작한다.
격렬한 거부 반응이 나타나는 근본적인 원인은 뭔가를 바라는 마음이 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중재만 잘 한다면 관계를 회복하는 것은 별로 어렵지 않다. 애착 관계가 안정되고 안전 기지를 확보하면 인간은 가만 놔두어도 앞을 향해 나아간다.
양가형 반응을 보이는 사람과 만났을 때는 모순점을 지적하거나 질책하지 말고, 부드럽고 친절하게 대해야 한다. 그들이 거부하거나 상처받을 만큼 심한 말을 할 수도 있지만 거기에는 개의치 말고 처음처럼 큰 사랑으로 감싸 안아야 한다.
인간 알레르기를 극복하는 방법
인간 알레르기를 가진 사람도 타인과 접촉하는 동안 그것을 극복하는 경우가 있다. 자신이 받아들일 수 있고, 자기 마음의 상처를 치유할 만한 체험을 통해 다른 사람과 어울려야 한다. 이를테면 타인에게 봉사하거나 보살피는 일들이 그렇다.
마음 편한 곳에서만 타인과 어울리는 방법도 효과적이다. 그러면 골치 아픈 생각을 할 필요도 상처받을 일도 없다.
친밀하면서도 깊은 관계는 과감히 피하고, 차 한 잔 마실 정도의 친구나 동호회 사람들과 어울리는 사이에 인간 알레르기를 극복할 수도 있다.
또한 타이밍도 중요하다. 성숙해지면 타인과 교제하는 게 그리 고통스럽지 않은 경우도 흔하다.
내가 싫어하는 그 사람은 과연 악인인가?
세상 사람들은 대부분 무엇이 '악한 것'인가를 논의하는 데 시간을 쏟는다. 우리의 일상적인 관심의 대부분도 '악한 쪽'이 누구인가 하는 것과 그 사람에 대한 비난으로 일관하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정말 문제인 것은 '악한 것'에 모든 책임을 떠넘기고, 공격, 제거하려는 것이다.
내 마음 속에는 자기 회복 장치가 들어있다.
<인간 알레르기 예방을 위한 5단계 메뉴얼>
1단계
- 내가 싫어하는 그 사람이 왜 그런 말과 행동을 했는지 철저히 그 사람의 입장이 되어 생각해본다.
- 잠을 충분히 잘 잔다. 꿈속에서 현실의 상황을 자신에게 유리하게 만들 어서 연출해본다.
- 자신의 말을 잘 들어줄 사람에게 억울하고 화나는 마음을 있는 그대로 털어놓는다.
(만약 그런 사람이 없다면 심리 치유사나 정신과 의사를 만나 속 깊은 곳에 있는 이야기를 전부 쏟아낸다.)
나에게 상처를 준 사람의 행동을 객관적인 단어로 정의 내린다. 예를 들어 상사가 말도 안 되는 요구를 했을 때는 '권력 남용', 외모를 비하했을 때는 '인신공격; 성적인 수치심을 느끼게 했을 때는 '성희롱'이라는 단어로 정의 내리면 된다. 이 작업을 제대로 하지 않으면 '죄책감'을 갖게 되고, 잘못하면 '자기 비하'로 발전할 위험이 있다.
2단계
- 사실과 추측을 정확하게 구별하고 확대해석하지 않는다.
그 사람의 표정만 보고 추측하거나 다른 사람의 말을 전해 듣고 부정적 인 감정을 키우는 행동을 자제한다. 머릿속으로 생각만 하기 힘들 때는 사실과 추측을 나누어 노트에 적어본다.
- 남들은 생각보다 나에게 관심이 없다는 사실을 되뇌어본다.
3단계
- 내가 싫어하는 그 사람을 해부한다.
좋은 점(나에게 도움이 되는 점), 그럭저럭 받아들일 수 있는 점,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는 점 이상 세 가지로 나누어서 그 사람에 대한 자신의 감 정을 노트에 정리해본다.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는 점이 앞의 두 가지를 압도한다면 자신에게 더 맞는 환경이나 사람을 찾아 나서는 편이 낫다.
예를 들어 그런 사람이 자신의 직속 상사라면 부서 이동을 신청하거나 직장을 옮기기 위해 알아봐야 한다.
4단계
- 내가 그 사람을 싫어하는 이유는 나의 과거, 나의 내면에 들어 있다. 단지 내가 과거에 싫어했던 사람, 나에게 상처를 준 사람과 닮았기 때문에 싫은 감정이 증폭된 것은 아닌지 다시 한 번 자신의 내면 깊숙이 들어가 본다. 만약 그렇게 해도 도저히 용납할 수 없다면 3단계와 마찬가지로 알레르겐(알레르기를 일으키는 근본 원인)인 그 사람과 물리적인 거리를 두기 위해 조치를 취해야 한다.
5단계
- 내가 믿는 사람, 그리고 나를 믿어주는 사람, 즉 심리적 안전 기지'가 나에게 있는지 돌이켜본다. 만약 없다면 이것을 만들기 위해 '공감 능력'과 '자기 성찰력'을 키우는 노력을 한다. '안전 기지'가 탄탄한 사람은 인간 알레르기에 쉽게 감염되지 않는다.
- 좋아하는 사람들과 만나 즐거운 일을 함께하는 습관을 들인다.
'도서리뷰' 카테고리의 다른 글
돈을 이기는 법 - 성필규 (2) | 2024.06.20 |
---|---|
잠시 혼자 있겠습니다 (4) | 2024.06.10 |
붓다 연대기 (0) | 2024.05.29 |
이기는 습관 - 보도 섀퍼 (0) | 2024.04.09 |
내 아이를 위한 사랑의 기술 (2) | 2024.02.1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