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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리뷰

잠시 혼자 있겠습니다

by ReadingN 2024. 6.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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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LITUDE: In Pursuit of a Singular Life in a Crowded World, Michael Harris

홀로 있음 이 없으면 아이는 자율적인 존재가 되지 못하며, "우리의 사회적• 심리적 병증 가운데 대다수가 일차적으로 자기 조절 장애 라는 점을 부인할 수 없다.

외로움의 통상적 치료법은 더 많은 사람들과 연결되는 것이지만, 홀로 있음을 연습하는 것도 하나의 답이 될 수 있다.

오히려 많은 사람들이 홀로 있는 시간을 절실 하게 필요로 한다. 똑같이 반복되는 사회생활에서 자신을 격 리시키면 "일상적 삶의 복잡한 상황에서는 좀처럼 포착되지 않는 자기 이해와 깊은 내면과의 접촉이 증진된다"라고 스토는 말한다?

작가와 화가들의 발명은 불만에서 시작한 경우가 많다.

스토는 그 속에서 "수많은 아이디어가 떠오르는“ 그
"몽상의 상태"에 도달하려면 혼자 고립될 권리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설명한다.

워즈워스, 바이런, 플라스, 사트. 그들 모두 떠돌아다녔다. 호숫가 오두막에 은둔하든 아니면 더 고집스러운 방법으로든 다들 방랑했다.

릴케는 그의 유명한 편지에서 이 전략을 이렇게 요약한다. "너의 홀로 있음을 사랑하라. 그리고 그것이 너에게 주는 고통을 담아 노래하라."

글쓰기는 철저한 고립이고, 나만의 차가운 심연 속으 로 침잠하는 것이다. - 프란츠 카프카

우리는 타인이 우리에게 주입해놓은 불안한 선입견에 흡수되도록 너무 자주 허용한다.

몽상 The Day Dream - 단테 기브리엘 로세티


아름다움은 당신이 당신 자신이 되기로 결정하는 순간에 시작된다.
-코코 샤넬

엉성한 메시지의 빈틈을 메우려는 시도는 소통의 최대 품종인 디지털 상형문자로 진화했다. 가장 대중적인 이모티콘은 "기쁨의 눈물을 글썽이는 얼굴'이다. 이것은 문자를 근거로 하는 LOL(Lots of Love)'을 금방 갈아치웠고, 심지어 2015년에는 옥스퍼드 사전에 올해의 단어로 선정되기도 했다.

내가 온라인에 올린 포스팅은 결코 내 '목소리'가 아니었다. 그것들은 타인의 긍정적 피드백에 대한 유식한 체 하는 반응이었다.

쿠엔틴 크리스프가 한 것처럼 독립성을 쟁취하려면 우리는 타인의 비위를 맞추려는 욕심, 호감을 사거나 공유되거나 팔로워를 얻고 싶은 욕망을 떨쳐내야 한다.

우리는 언젠가부터 어떤 알고리즘이 "당신은 이걸 좋아할 거야"라고 내미는 제안에 얌전히 순응하게 되었다.

대개의 경우 나는 바벨의 도시에서 그의 안내자 같은 방랑 시스템에 의존해왔다. 무슨 책을 읽어야 할까? 쉬운 것. 아마 존의 구매 패턴은 (현재로서는) 《해리 포터와 저주 받은 아이》의 홍보로 이어졌다. 또 달리는 동안 들을 최고의 사운드트랙에 어떤 노래를 넣을까? 너무나 간단하다. 유튜브 앱에 '러닝 플레이리스트'를 입력해서 한 번만 클릭하면 50만 명이 도움이 되었다고 판단한 목록이 뜬다. 하지만 그런 집합적 의견이 내 삶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생각할수록 가치 있는 것과 무시해야 할 것에 대한 그들의 판단 기준이 무엇인지 궁금해진다. 나 자신의 취향은 어디 있는가? 한 사람의 마음을 군중이 바꾸어 버리기가 얼마나 쉬운가?

이 모든 것이 개인적 인 것이라 느껴지는 이유는 당신이 소비하고 싶어하는 것들이 마침 눈앞에 제시되기 때문이지만 또한 알고리즘적으로 한정된 취향 속에 갇혀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당신은 자신이 모르는 것과, 당신이 아직 좋아하지 않는 것에는 결코 노출되지 않을 것이다. 개인적 성장은 정체되고, 당신이 좋아하는 것의 관념은 그로테스크하게 왜곡되게 그려질 것이다.
결국 수많은 콘텐츠의 홍수 속에서 길을 찾으려면 군중 취향에 나를 종속시켜야만 한다. 사람들은 '내가 좋아하는 것‘을 '우리가 좋아하는 것’, 또는 더 심한 경우 '누군가가 좋아하는 것'으로 바꾼다.

우리는 우리를 흔드는 바람에 무감각해질 것이다.

아무도 모르는 옛날의 연애 노래를 배우라. 때묻은 절판된 탐정소설을 읽으라. 완벽한 금빛 황혼의 사진을 찍되 아무에게도 보여주지 마라. 공유하고 코멘트하고, 치켜세운 엄지를 넘어선 곳에, 정신을 사납게 하는 온갖 금박 장식을 넘어선 곳에, 사랑받기를 원하는 낯선 것들이 있다.

구글의 알고리즘이 '당신이 좋아하는 종류'가 아니라고 판단하는 장소는 더 찾기 힘들어질 것이다.

개인적 경험은 절대 지도로 제작될 수 없다.
미리 준비되고 군중의 정보를 바탕으로 하는 선택지를 버리고 자신의 단독적이고 정신적인 지도를 그리기로 할 때만 우리는 자신을 열어 과거 세대의 여행자들이 당연시했던 순전히 끔찍하고 경이로운 낯섦을 만날 수 있다. 그렇게 할 때 우리는 최고의 홀로 있음을 물려받는다.

스탠퍼드 대학교에서는 연구 참가자들을 풀이 무성한 목초지와 교통량이 많은 시내 도로를 각각 걷게 한 전후에 뇌 영상을 찍었다. 시내에서 걸은 참가자들은 '반추'의 빈도가 훨씬 더 잦았는데, 이는 우울증의 초기 증상으로, 생각에 잠기고 자기비판에 빠지기 쉽다. 그리고 반추와 관련된 뇌 영역이 시내 산책에서는 불이 켜지는 반면 자연 산책에서는 차분해졌다."
자연의 사진은 인간의 애정과 장난스러움의 감각을 증대시 킨다. 일본에서 '삼림욕'이라 알려진 숲으로 잠시 다녀오는 것은 코르티솔 수치를 낮추고 면역체계를 증진시킨다.

다트머스 칼리지가 2016년에 발표한 어느 연구에 따르면 디지털 플랫폼을 사용하여 어떤 텍스트에 집중할 때 독자의 초점은 구체적 디테일을 소비하는 쪽으로 기울며, 텍스트에 더 풍부한 의미를 부여하는 해석 능력이 떨어진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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