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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리뷰

텅빈 충만 - 법정

by ReadingN 2018. 3.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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텅빈 충만

- 법정

텅빈 충만,법정, 책읽는 남자


지난번 생일로 나는 93세가 되었다.

물론 젊은 나이는 아니다. 그러나 나이는 상대적인 문제다.

일을 계속하면서 주위 세계의 아름다움에 빠져든다면, 사람들은 나이라는 것이

반드시 늙어가는 것만을 뜻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게 될 것이다.

나는 사물에 대해서 전보다 더욱 강렬하게 느끼며

나에게 있어서 인생은 점점 매혹적이 되고 있다.


은퇴하다는 것은 나에게는 죽기 시작한다는 것을 뜻한다.

일을 하며 싫증을 내지 않는 사람은 늙지 않는다.

가치 있는 것에 대하여 흥미를 가지고 일하는 것은

늙음을 밀어내는 가장 좋은 처방이다.

나는 날마다 거듭 태어나며 날마다 다시 시작해야 한다.


- 카살스


굳이 생일이 있어야 한다면 날마다 생일이 되어야 한다.

왜냐하면 진리를 실현하려는 구도자는 날마다 새롭게 태어나야 하기 때문이다.



한잔의 향기로운 차를 대할 때 나는 살아가는 고마움과 잔잔한 기쁨을 함께 누린다.

행복의 조건은 결코 거창한 데에 있지 않다.

맑고 향기로운 일상 속에 있음을 한잔의 차를 통해서도 우리는 얼마든지 느낄 수 있다.



구석구석 쓸고 닦으라

아무 생각 없이 쓸고 닦으면 마음이 편안해진다.

마룻장이나 방바닥 또는 가구나 유리창이 깨긋해지면

그걸 닦는 마음도 깨끗해진다.



사람이 재물과 색을 버리지 못하는 것은

마치 칼날에 묻은 꿀을 탐하는 것과 같다.

한번 입에 댈 것도 못 되는데

그것을 핥다가 혀를 상한다.

- 사십이장경(四十二章經)



자신의 내면이 허약하면 밖으로 눈을 판다.

눈을 팔다 보면 자기 자신은 까맣게 잊어버리고 남의 일에 부질없이 참견을 한다.


우리가 어떤 일을 할 때, 일 따로 생각 따로 흩어지면 일에 능률도 안오르고 일하는 즐거움도 없다.

일과 생각이 하나가 되어 순수하게 집중하고 몰입하면 그 일을 통해 일의 기쁨만이 아니라

삶의 잔잔한 기쁨과 함께 마음의 안정을 가져올 수 있다.

정서가 불안정하다는 말은 자기가 하는 일과 생각이 하나가 되지 모하고

따로따로 흩어져 있는 상태임을 드러낸 소식이다.


일을 할 때는 내 온몸과 마음이 그 일 자체가 되어야 한다.

책을 읽을 때도 그렇고 좌선을 할 때도 그렇고, 친구를 만나 이야기를 할 때에도 하나가 되어야 한다.

말하자면 자신이 하는 일에 전력투구를 하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하는 일에 실수가 없을 뿐 아니라, 그 일을 통해서 일 뒤에 가려진 세계까지도 내다볼 수 있다.

일을 통해서 이치를 터득한다는 뜻이다.


쓸고 닦는 일을 귀찮은 청소쯤으로 잘못 알아서는 안 된다.

그게 바로 마음 닦는 구체적인 일임을 명심해야 한다.

흔히 마음을 닦는다고 하지만, 마음이 물건처럼 보여야 닦을 수 있지 않겠는가.

마음을 그렇게 추상적으로 관념적인 것으로 생각하지 말아야 한다.

우리 마음이 가는 데가, 아니 우리가 몸담고 살아가는 

바로 지금 이 자리가 마음이 살아 움직이는 현장 아닌가.

그리고 눈에 보이는 것들은 마음이 투영된 사물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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