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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리뷰

무소유 - 법정

by ReadingN 2018. 3.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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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소유

- 법정

무소유, 법정, 책읽는 남자


바람직한 취미라면 나만이 즐기기보다 고결한 인품을 키우고 생의 의미를 깊게 하여, 

함께 살아가는 이웃들에게도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는 것이어야 한다.

오늘 나의 취미는 끝없는, 끝없는 인내다.


좋은 책이란 물론 거침없이 읽히는 책이다.

그러나 진짜 양서는 읽다가 자꾸 덮이는 책이어야 한다.

한두 구절이 우리에게 많은 생각을 주기 때문이다.


이 세상에 처음 태어날 때 나는 아무것도 갖고 오지 않았었다.

살다 보니 이것저것 내 몫이 생기게 되었다.

살펴볼수록 없어도 좋을 만한 것들이 적지 않다.


내게는 소유가 범죄처럼 생각된다.

- 간디


아무것도 갖지 않을 때 비로소 온 세상을 갖게 된다는 것은 무소유의 또다른 의미이다.


아름다운 장미꽃에 하필이면 가시가 돋혔을까 생각하면 속이 상한다.

하지만 아무짝에도 쓸모없는 가시에서 저토록 아름다운 장미꽃이 피어났다고 생각하면 오히려 감사하고 싶어진다.


사람은 저마다 자기 중심적인 고정관념을 지니고 살게 마련이다.

우리는 하나의 색맹에 불과한 존재다. 그런데 세상에는 그 색맹이 또 다른 색맹을 향해 이해해 주지 않는다고 안달이다.


 사랑한다는 것은 이해가 아니라 상상의 날개에 편승한 찬란한 오해다.

"나는 당신을 죽도록 사랑합니다"라는 말의 정체는 "나는 당신을 죽도록 오해합니다"일지도 모른다.


사밧티의 온 시민들을 공포에 떨게 하던 살인귀 앙굴리말라를 귀의시킨 것은 부처님의 불가사의한 신통력이 아니었다. 

위엄도 권위도 아니었다. 그것은 오로지 자비였다. 

아무리 흉악무도한 살인귀라 할지라도 차별없는 훈훈한 사랑 앞에서는 돌아오지 않을 수 없었던 것이다.


바닷가의 조약돌을 그토록 둥글고 예쁘게 만든 것은 무쇠로 된 정이 아니라, 부드럽게 쓰다듬는 물결이다.


사형수에게는 일분 일초가 생명 그 자체로 실감된다고 한다.

그에게는 내일이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늘 오늘을 살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우리는 오늘을 살고 있으면서도 곧잘 다음날로 미루며 내일에 살려고 한다.

생명의 한 토막인 하루하루를 소홀히 낭비하면서도 뉘우침이 없다.


용서란 

타인에게 베푸는 자비심이라기보다, 흐트러지려는 나를 나 자신이 거두어들이는 일이 아닐까 싶다.


내 것이란 아무것도 없기 때문에 본질적으로 손해란 있을 수 없다.

또 내 손해가 이 세상 어느 누군가에게 이익이 될수만 있다면 그것은 잃은 것이 아니라는 논리였다.


버스 안에서였다. 그는 호주머니에서 주머니 칼을 꺼내더니 

창틀에서 빠지려는 나사못 두 개를 죄어 놓았다. 

무심히 보고 있던 나는 속으로 감동했다. 

그는 이렇듯 사소한 일로 나를 흔들어 놓았다. 

그에게는 내 것이네 남의 것이네 하는 분별이 없는 것 같았다. 

어쩌면 모든 것을 자기 것이라 생각했는지 모른다. 

그러기 때문에 사실은 하나도 자기 소유가 아니다. 

그는 실로 이 세상의 주인이 될 만한 사람이었다.


녹은 쇠에서 생기는 것인데 점점 그 쇠를 먹는다. - 법구경 

이와 같이 그 마음씨가 그늘지면 그 사람 자신이 녹슬고 만다는 뜻이다.


좋은 친구란

첫째, 같이 있는 시간에 대한 의식으로 알 수 있다. 좋은 친구하고는 시간과 공간 밖에서 살기 때문이다.

말이 없어도 지루하거나 따분하지 않은 그런 사이는 좋은 친구다.


본래무일물

내면적인 욕구가 물건과 원만한 조화를 이루고 있을 때 사람들은 느긋한 기지개를 편다. 

동시에 우리들이 겪는 어떤 성질의 고통은 이 물건으로 인해서임은 더 말할 것도 없다. 

그 중에서도 더욱 고통스러운 것은 물건 자체에서보다도 그것에 대한 소유 관념 때문이다.


본질적으로 내 소유란 있을 수 없다.

내가 태어날 때부터 가지고 온 물건이 아닌 바에야 내 것이란 없다.


자기 언어와 사고를 빼앗긴 일상의 우리들은 도도히 흐르는 소음의 물결에 편승하여 어디론지 모르게 흘러가고 있다. 

인간의 말은 마땅히 침묵에서 나와야 한다.  침묵을 배경으로 하지 않는 말은 소음과 다를 게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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